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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아르바이트 후기

내 생의 첫 아르바이트, 야간물류센터 상하차 솔직 후기

택배 상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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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나는 대학에 붙었다.

개강 하기 전까지 친구들과 신나게 놀려면

당장 돈이 필요 했기 때문에

알바비 지급이 빠른 상하차 알바를 했었다.

내 생의 첫 알바였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진 않았지만

출석은 꾸준히 했어야 했기에

낮에는 학교에 가고

저녁에는 이 알바를 했었다.

 

 

 

 

 

 

 

 

 

13년도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알바00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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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사이트를 통해 관계자와 연락을 하면

어디어디로 모이라고 말해준다.

당시 나는 사당역 또는 군포역쪽으로 갔다.

 

보통 5시쯤 해서 모이는데

(공고에 있는 20시, 19시는 작업 시작시간이다)

시간 맞춰 주변에 가면

딱! 봐도 관리자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있다.

 

옆에 가서

'저 물류 하러 왔는데요..'

하면 간단한 서류에 이름을 적고 바로 대형 버스를 탄다.

(요즘에는 어플을 깔라고 하더라.. 많이 놀람)

 

버스에서 내리면

처음 온 사람들은 사무실에 들어가서

간단한 근로계약서? 비스무리한걸 쓴다.

대충 요로코롬한 사무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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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나와 물류창고로 들어가면

관리자들이 나와서 적당히 분류를 한다.

경험자1 초보자1 해서 하는 '상차'가 있고

보통 초보자 2로 하는 '하차'

아니면 중간에서 하는 '물품분류' 이런식으로 나누던데

 

나는 처음엔 하차만

나중엔 상차만 했다.

 

대충 장갑을 주워 끼고

(챙겨주진 않는다. 대충 새거 보이면 가져다가 낀다.

나중에는 찢어져서 두개 끼고 했다.)

관리자가 가라는 곳에서 대기하면

차가 하나씩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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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차

보이는대로 차곡차곡 쌓는게 일이다.

처음에 나는 경험자 분과 상차를 했다.

상차는 차에다 물건을 싣는 것이다.

어려운건 잘 싣어야 한다.

 

대충대충 던져서 꽉 채우면

경험자 아저씨나 관리자 아저씨한테 굉장히 혼쭐난다.

욕은 당연.

(나중에는 힘들어서 던졌거든..)

 

초보자는 그냥 경험자 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당시 내가 들었던 꿀팁은

테트리스 좋아하냐고, 테트리스처럼만 하면 된다고 하셨다.

(사실 이런식으로 좋게 얘기해주는 사람 진짜 드물다.)

 

그렇게 물건이 하나 둘씩 몰려와서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다보면

차 문이 닫히고 새로운 차가 들어온다.

보통 이 틈에 담배를 피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물을 마신다.

 

가~~~끔 물류가 정말 안들어오면

교대로 잠깐 화장실이나 물, 담배피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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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차

우웩. 벌써부터 토나온다.

 

하차는 상차와 반대다.

상차가 빈 트럭을 채우는거면

하차는 가득 찬 트럭을 비운다.

 

사진처럼 물건이 꽉꽉 채워져있고

이거를 하나하나 손으로 다 내려야 한다.

 

상차는 머리 조금 쓰면서 하는데

하차는 머리 필요 없다. 손 발 허리 몸이 필요하다.

그래서 초보자 2명도 가능하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물건을 내리고

그러다 가끔 쌀이나 김치 무거운거 오면

속으로 tqtqtqtq하면서

열심히 내린다.

 

이것도 물론 다 내리면

3분정도의 달콤한 휴식을 준다.

차가 새로 들어오기 전에 후다닥 물먹고 와야한다.

 

해가 뜰때쯤이면

졸음 + 피곤이 몰려와 시간이 쳐지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관리자분들이 제일 핫하다.

 

'!#$%$^%$#&*%^#&#$ !!!!'

 

느낌 알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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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품분류

해본적이 없어서 패스.

보통 안시킨다..(하고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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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식사시간

군대 식산데, 식판이 흰색인거 말고 차이는 없는듯.

보통 12시가 되면 컨베이어 벨트가 꺼진다.

밥먹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당, 구로 두군데에서 일을 해봤는데

최소 사진처럼 군대밥 정도로 나온다.

좋은점은 메인메뉴 빼고 자율배식이라

밥이랑 국은 많이 받을 수 있다는점?

 

근데 이것도 좀 빨리 가야한다.

아예 늦게 받으면

밥도 국도 반찬도 별로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아침까지 일하는데 밥 적게먹음 진짜 지옥이 펼쳐지기에

이건 눈치싸움 치열한듯.

 

후다다닥 밥을 먹으면

여름엔 더워서 밖에 있고

겨울엔 추워서 안에 있는다.

 

주요 핫포인트는 경험자 분들이 꽉 잡고 계셔서

그냥 대충 편한자리 찾아서 앉으며 쉬면 된다.

 

이냥저냥 있다 12시 50분쯤 되면

슬슬 관리자가 오고 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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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류창고 아르바이트

장점

상하차 3대장 쌀 김치 물. 1가정 1자동차보단 1가정 1정수기가 시급하다

(1) 급여 준수

▷알바 공고에 있듯이 급여는 정확하게 준다.

그래서 종종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이 보인다.

(데이트 비용 벌려고 온 대학생도 봤다.)

 

(2) 쏠쏠한 벌이

▷최저시급이지만 야간수당, 초과근무수당이 확실히 나오기에

시급이 10000원 정도로 보면 된다.

요즘 최저임금이 높아져서 일할 시간을 줄이는데

이거는 물류가 끝나지 않으면 퇴근이 없다.

나는 아침 11시 까지 해봤었다.

 

(3) 제약조건

▷신체건강하면 누구나 일을 할 수 있다.

체력이 못받쳐주면 욕은 많이 먹는다

(20살때 나는 진짜 많이 먹었다.

전역 후에는 일 잘한다고 칭찬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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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물류창고 아르바이트

단점

노란 봉투는 까대기라 불렀다. 하

(1)체력

▷내가 저녁형 인간이라도 이건 진짜 힘들다.

1시에 밥먹고 배부른데 몸은 피곤하고

잠도 온다. 근데 일을 해야하는게 진짜 힘들다.

경험이 쌓이면 자면서 물건을 옮긴다.

(그러다 물 오면 잠깬다)

 

(2)지저분한 작업환경

▷먼지가 오질라게 많다.

끝나고 나면 온 몸에 먼지를 뒤집어 쓴다.

코 한번 풀면 검정색 딱지들이 후두두둑.

 

(3)휴게시간? 그런게 어딨어

▷바쁘면 쉴틈이 없다.

쉬어도 5분 이내라 쉰거같지 않다.

물론 나중에는 이것마저 감사해하는 내 자신을 볼수있다.

 

(4)다음날 삭제

▷밤을 새기때문에, 거기다 몸을 왕창 썻기에

다음날은 삭제된다.

주휴수당 받을려고 5일 채우려고 했는데

결국 일주일에 3번밖에 못나갔다.

일 휴식 일 휴식 일 주말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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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물류창고 아르바이트

종합 후기

박스는 이제 이골이 난다.

처음 택배상하차를 했을때는

20살의 패기가 넘쳤고

'인생 모든건 경험이지!' 라는 마인드로

어찌어찌 잘 버텼었다.

 

끝나고 햇빛 받으며 집갈때는

후련한 마음으로

'괜찮은데? 다음에 또 와야지'

라는 생각까지 해봤었다. (미친거지)

 

올해 초에 돈이 필요해서

하려고 시도 했었는데

최저임금 상승으로인한 여파인지

상하차알바 자리가 없었었다..

 

어찌어찌 다른 단기알바를 했었는데

여튼 신기하긴 했다. (돈은 잘주니까)

 

상하차 알바에는 사연있는 사람들이 오나보다.

주로 중장년층이 많았는데

부모님 나이대의 아저씨께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마음이 조금 어려웠다.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했으면 좋겠고

오늘도 택배일 하시는 모든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

 

ps. 제발 물류창고에 물좀 넉넉했으면 좋겠다.

물을 사들고 갔던게 한두번이 아녀

 

 

 

 

 

*본 포스팅은 글쓴이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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